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시험 전날 이별 고백한 여자들이 겪는 3가지 파국적 복수

수능 당일 아침 차단당한 그녀, 네이버 카페엔 이미 ‘마녀’라는 낙인이 찍혀 있었다. 왜 시험 전날 이별은 금기일까? 연애 말미의 권력 다툼과 복수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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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시험이라면서, 지금 헤어지자고?"

서점 시험대기실. 에어컨 빵빵한 2층 카페 테이블에 앉아있던 지훈이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카톡방 옆 테이블까지 다 보이는 자리다.

  • 연애의 온도가 떨어진 이유: 시험 전날 이별

실검 1위. 댓글 4천 개. 유튜브 썸네일은 붉은 글씨로 ‘악마’라고 써있다. 지훈은 뒷목을 긁는다. ‘그 여자’가 사는 아파트는 여기서 도보 3분 거리다.


왜 꼭 시험 전날이었을까

그날 밤, 나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 단지 연애 6개월차가 지겨웠을 뿐.

헤어지자는 말이 튀어나왔을 때, 나는 조금 짜릿했다. 시험 12시간 전. 상대가 분명히 잠을 설칠 거란 건 직감했다. 내가 만든 불안의 씨앗이 아침에 번식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연애 말미에 꺼내든 마지막 카드처럼 달콤했다.

그래서일까. 나는 “너 때문에 시험 망쳤다”는 책임 전가가 두려웠던 걸까. 아니면, 그가 망치길 바랐던 걸까.


수능 당일 새벽, 단톡에 떠오른 이름

‘박새결’이라는 이름이 인스타 스토리에 언급되던 건 오후 3시였다. 사진은 수능 수학 영역 답안지. 검은색 매직펜으로 새긴 이름은 ‘새결아 미안해’.

새결은 고3 재수생이다. 그날 새벽 1시 47분, 남자친구에게 받은 문자.

나 오늘 너무 흔들려
너랑 나 끝내고 싶어
내일 시험 잘 봐

새결은 문자를 받고 부모님께 ‘설사한다’고 둘러댔다. 화장실에서 40분을 울었다. 시험장 가는 버스 안에서도 눈물이. 수능 당일 오후, 새결은 수학 영역 30점을 받았다.

학원 커뮤니티에는 글이 올라왔다. ‘박새결 남친’이라는 제목으로. 댓글은 달렸다.

‘진짜 미친X이네 시험 전날 차버리냐’
‘얘도 문제지만 새결이 평소에 남친 감정소모 시켰을 수도’
‘재수는 각자의 선택’

새결은 그 글을 캡처해 남자친구에게 보냈다.

  • 너 때문에 나 마녀 됐어.
  • 너 때문에 내 인생 망가졌어.

3년 만에 나를 찾아온 것

준희는 26살, 대기업 입사 3년 차다. 그녀는 지난 겨울, 연애 1년 6개월째였던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남자친구는 고시생이었다. 1차 시험 보기 2주 전.

준희는 먼저 헤어지자고 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나 이제 너한테 안 끌려.” 둘 다 알고 있었다. 1차 합격률 5%라는 걸.

남자친구는 1차에서 탈락했다. 그리고 6개월 뒤, 준희 SNS에 댓글을 남겼다.

‘너 때문에 떨어졌어. 이런 인생 망친 X’

준희는 그 댓글을 지웠다가, 다시 복구했다. 그리고 1년 뒤, 그녀는 고백했다.

“시험 전날 헤어지는 건, 나도 모르게 선택한 거였나 봐. 그가 망했으면 했던 것 같아.”


왜 우리는 이 카드를 꺼내는가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시험 전날’이라는 시점은 ‘약자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찬스’라고.

우리는 시험을 앞둔 연인에게서, 일종의 무력감을 느낀다. 그 무력감이 연애 말미의 권력 다툼을 촉진한다. 내가 너를 망칠 수 있다는 착각이.

그리고 그 착각은, 실제로 상대를 망치는 순간, 우리를 미친X으로 만들어 버린다.


당신도 한번은, 상대방의 시험일을 노렸던 건 아닐까

수능, 승진 시험, 자격증. 당신도 한번은, 상대방의 중요한 날을 의식하며 이별 타이밍을 늦췄거나, 혹은 당겼던 건 아닐까.

당신의 연애 끝자락에서, 어느 날이 당신의 시험 날이었는지 떠올려본다. 그리고 그날, 당신을 떠났던 사람이 마녀였던가.

그렇지 않았다면, 당신이 마녀였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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