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아내와 그녀의 여자는 내 첫사랑… 한 침대 위 삼각 숨소리

한 침대 위에서 숨소리가 섞인다. 아내, 그녀의 여자, 그리고 내 첫사랑. 금기를 넘어선 관계의 뜨거운 심리와 냉정한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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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47분, 유리창에 얼굴이 세 개였다"

차가운 5월 새벽. 압구정동 오피스텔 17층, 침대 머리맡 액자에 흔들리는 우리 세 사람이 비친다.

수진이 먼저 입을 뗐다.
머리카락을 나의 가슴에 비볐다.
"승우야, 너도 아니?"

한 마디. 없던 전기가 침대를 꿰뚫었다. 누가 먼저 손을 뻗었는지, 아니면 동시였는지.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예린, 내 첫사랑이던 예린이, 아내 수진의 손등 위에 자신의 손을 올리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국소적인 불꽃, 전신에 번지는 화상

왜 이 순간을 기다렸을까.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라고 했다. 아내 수진이 연애 초기에 흘린 말 한마디.

"나도 여자랑 해보고 싶어."

그때만 해도 웃어넘겼다. 그녀가 워낙 대담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문제는 그녀가 선택한 사람이 내 첫사랑 예린이었다는 점이다. 대학 시절, 아무 것도 아닌 듯 내 곁을 떠났던 예린이 맞다. 똑같은 눈빛, 똑같은 손가락 끝의 온도.

그녀는 알았을까. 내가 아직도 예린 앞에서 숨을 헐떡이는 걸.


"널 안고 있는 건 누구야?" 실제 같은 두 개의 공간

사례 1. 2022년 3월, 서울 성수동

민재(35)는 아내 하린과 단 둘이 살던 원룸에 지은(32)을 데려왔다. 지은은 하린의 대학 후배, 동시에 민재의 옛 동아리 선배였다.

하린이 물었다. "오빠, 선배 냄새 나지 않아?"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은의 손이 민재의 허벅지를 스쳤다.
침묵. 그리고 다음날 아침, 하린은 화장대 서랍에서 민재가 간직하던 지은의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사진 뒤에 적힌 날짜는 2014년 6월 21일. 그날이 민재에게 지은을 처음 고백했던 날이었다. 아내는 냉정하게 물었다.

"그날 지금처럼 떨렸니?"

민재는 대답할 수 없었다. 떨렸다는 걸 고백하면, 지금 이 침대 위에서도 똑같이 떨리고 있다는 걸 들통날 테니까.

사례 2. 2023년 8월, 부산 해운대

지아(31)는 남편 도현(34)과 함께 여름휴가를 왔다. 그리고 그녀의 여자, 민서(30)를. 도현은 민서를 대학 MT에서 처음 만났다. 민서는 도현에게 한때 짝사랑을 했었다. 지아는 그 사실을 알고도 데려왔다.

밤 12시 33분, 모래사장 뒤편 펜션.
민서가 도현의 목덜미에 숨을 불었다.
"오빠, 그때 나한테 안 줬던 거 지금이라도?"

지아는 그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대신 민서의 허리를 감아 도현에게 밀착시켰다. 세 사람의 숨소리가 에어컨 소리에 뒤덮였다. 그러나 지아의 눈빛은 차가웠다. 그래, 너는 내가 가진 남자를 내가 허락했을 때만 만질 수 있어.


권력은 누가 먼저 옷을 벗는지가 아니라 누가 먼저 눈을 감는지

"당신은 누구를 더 사랑하느냐"는 질문은 어리석다. 우리는 누가 더 강한지를 읽는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삼차적 질투(triangular jealousy)'라 부른다. 단순히 누가 누구를 뺏는 게 아니라, 누가 누구의 욕망을 더 세게 자극하느냐는 싸움이다. 여기서 권력은 상대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아내는 때로는 여자에게, 때로는 남편에게, 때로는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내가 너를 원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취한다.

금기를 넘는 순간, 우리는 자신이 중심이 아님을 잊는다. 오히려 관계의 변두리에 서서, '나도 이 지옥의 한복판에 있다'는 사실에 환호한다. 이건 사랑이 아니라, 전율이다.


마지막 숨소리

창밖으로 새벽 서광이 스며든다. 침대 위에서 누군가의 손이 누군가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린다. 누구의 것인지 모른다. 중요한 건 아침이면 누군가는 떠나야 한다는 사실뿐.

"참 쉽게도 넘어왔잖아. 그럼 이제 눈치챘을까? 이 침대 위에서 진짜 권력을 쥔 건 네가 아니라 나였다는 걸."

네가 지금 생각나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 사람은 너를 얼마나 뜨겁게 만들었는가? 그리고 그 뜨거움이 네가 세운 규칙을 얼마나 초라하게 무너뜨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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