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남편이 잠든 사이, 나는 그의 절친에게 속삭였다: 사랑한다, 그래도 네가 필요해

결혼 7년차 아내가 남편의 절친에게 느끼는 이중적 욕망을 고백한다. 사랑과 지루함, 충실과 배신 사이에서 떨리는 심장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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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곁에 있어.” 그 순간도 옆에 있었다.

토요일 새벽 1시 47분. 정우는 푹 젖은 머리를 말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코를 골고 있었다. 술 냄새가 이불 위로 무겁게 내려앉았지만, 그마저도 익숙한 향이었다. 나는 조심스레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발을 맨발로 살짝 내디딜 때마다 오래된 장판이 삐걱거렸다. 그 소리마저도 정우는 깨지 않았다.

거실 조명 하나만 남겨 둔 어둠 속에서 휴대폰이 불꽃이 되어 살아났다. 잠금 화면 위로 떠오른 메시지는 짧고 날카로웠다.

자기야, 오늘도 네가 없어서 눈을 감는다.

보낸 사람은 지훈. 정우의 대학 동기이자 12년 절친, 우리 부부에게는 가까운 이웃처럼 늘 눈에 익은 얼굴. 화면이 꺼지자, 내밀어진 검은 거울 속 내 눈이 떨리는 걸 들켰다. 손가락끝이 저릿했다. 이건 시작도 아니야, 나는 스스로를 달랬다. 그냐고, 아무 일도 아니야. 그러나 심장은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처음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지훈은 가끔 집에 들러 소주 두어 잔을 함께했다. 정우가 먼저 잠들면, 우리는 TV 앞에 나란히 앉아 대학 시절 이야기를 되풀이했다. ‘그때 정우가 넘어져서 눈썹을 찢었잖아.’ ‘우리가 처음 사귈 때 축가는 네가 불렀지.’ 우리는 마치 두 사람의 추억을 빌려서 세 번째 기억을 만드는 듯했다. 그러나 빈 잔을 건네는 손이 살짝 스칠 때마다, 피부 위로 올라오는 전기는 예고 없었다. 눈 마주침이 0.2초만 더 길어졌다. 그 짧은 순간에 죄책감보다 먼저 떠오른 건 **‘더’**였다. 더 가까이, 더 오래, 더 깊이.

그날도 똑같았다. 지훈이 “오늘은 늦었네, 씻고 갈까?” 하고 말했을 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화장실 문을 여닫는 그의 뒷모습이 닫히는 순간, 뱃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소리 없이 산산이 부서졌다. 괜찮아, 나는 거울 속 자신에게 말했다. 정우를 사랑해. 그리고 지훈은 정우의 친구야. 그러나 거짓말은 입 밖으로 나오자마자 눈앞에서 흐릿하게 흩날렸다.


정우 옆에 누워도, 나는 지훈의 숨결이 귀에 닿았다. 그는 정우의 목소리를 빌려 내 귓가로 들어왔다. 눈을 감으면 지훈의 손가락이 내 머리카락을 넘기는 촉감이 선명했다. 그것은 상상이 아니라 기억이 되기 시작했다. 기억은 욕망이 되었고, 욕망은 배신의 밑그림이 되었다.

늦은 밤, 정우가 잠든 사이 나는 혼자 거실로 나왔다. 소파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니, 그 위에 떠오른 형광등 반사가 지훈의 눈처럼 반짝였다. 이미 오래전부터였을지도 몰라. 나는 처음 느낀 전류를 떠올렸다.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소주잔을 나누던 밤, 우리는 무의식중에 서로를 향해 몸을 기울이고 있었다. 어느새 우리 사이의 공기는 뜨거워졌고, 그 온도를 식히려는 시도는 서로의 손끝에서 시작되어 서로의 손끝에서 끝났다. 우리는 결코 입맞춤하지 않았지만, 이미 키스했던 것만큼 깊이 서로를 알고 있었다.


결혼 7년, 나는 정우를 여전히 사랑한다. 그는 나를 웃게 하고, 내가 가장 불안할 때 가장 안전한 곳이 되어준다. 그러나 사랑이 전부는 아니었다. 사랑은 지루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두려웠다. 지루함은 부정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피부에 박힌 먼지처럼 익숙한 것이었다. 그 먼지를 털어내려고 나는 정우의 친구를 품에 안고 싶었다.

사랑은 완벽할 수 없다. 완벽한 사랑은 결국 거짓말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도 정우는 잠들었다. 숨소리가 고르게 이어진다. 나는 여전히 휴대폰을 들고 있다. 지훈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는 아직 읽히지 않았다. 사랑하니까 괜찮은 것일까? 아니면 사랑한다고 믿고 싶어서 배신을 정당화하는 것일까? 나는 이불 속으로 손을 넣었다. 정우의 손을 잡았다. 따뜻했다. 그런데도, 왜 손끝은 여전히 차가울까.

잠든 남편의 손을 잡고, 나는 조용히 속삭였다. 사랑한다. 그래도 네가 필요해. 그러나 이 말은 정우에게 향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에게, 욕망을 끝내 숨길 수 없게 된 나에게, 그리고 아직도 사랑하고 싶은 나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그리고 그 욕망은, 결국 나를 누구인지 말해준다. 사랑과 배신 사이, 끊임없이 떨고 있는 심장 하나. 그 심장이 말해준다. 당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를 사랑하면서도, 누군가를 배신하고 싶은 욕망을 품고 있다. 그 욕망은 미래의 나를 만들어내는 재료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두려워할 수 없었다. 어차피 욕망은 사라지지 않으니까. 그리고 사랑도 마찬가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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