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우리만의 오페라가 다른 남자의 입 속으로 들어간 순간

남편은 아내의 과거 사랑 얘기를 직장 동호회에서 들었다. 그녀의 숨겨진 육체의 기억이 남들 입 속에서 살아 움직인 순간, 결혼이라는 무대장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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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의 오페라가 다른 남자의 입 속으로 들어간 순간

"김 선생님 부인, 대학 때 진짜 뜨거웠다며요?"

회식 자리. 남편이 들은 건 아니었다. 동료가 술기운에 흘린 말 한마디. 그날 밤 그는 눈을 뜨고 누워 있었다. 아내가 코를 골며 자는 동안, 그의 머릿속에선 불타는 대학 축제장이 재연됐다. 그녀가 다른 남자의 품에서 웃던 모습이.


욕망의 해부학

결혼 7년. 우린 서로의 과거를 봉인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건 봉인이 아니라 뇌관이었다. 내가 모르는 그녀의 젊음이, 내가 없던 그 시절의 그녀가, 누군가의 입속에서 부활하는 순간.

왜 이토록 화끈한가.

"나는 그녀를 소유하고 있다"는 착각이 깨질 때의 무력감

그녀의 과거는 더 이상 우리만의 오페라가 아니었다. 관객석에 앉은 남자들이 대사를 따라 외우고 있었다.


첫 번째 폭발

"야, 너희 부인 진짜 예쁘더라."

박준호는 직장 동호회에서 만난 최팀장의 말을 떠올렸. 그날도 술자리였다. 최팀장은 대학 동문이었다.

너네 부인, 송지영 맞지?
나랑 같은 과였는데... 
2013년 MT 때 진짜 미쳤어
새벽에 텐트에서 나오는데...

준호의 잔이 테이블에 쓰러졌다. 소주가 정장 바지를 적셨지만 아무도 몰랐다. 그날 이후 그는 지영이 회사에 오면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혹시 또 누가.


두 번째 충격

준호가 찾아낸 건 페이스북 메시지였다. 3년 전 지영의 대학 동창이 보낸 것.

"오늘 술자리에서 너 얘기했어. 니가 남자친구랑 처음이었던 날... 그래도 너무 뜨거웠다며? ㅋㅋ 다들 놀래서"

지영은 그 메시지를 지웠다. 하지만 준호는 스크린샷을 찍어뒀다. 그날 밤 그는 지영의 몸 위에서 갑자기 물러났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우리는 왜 이토록 뜨거워지는가

정신분석학자 라캉은 말했다.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다"고.

우린 상대의 과거를 알고 싶어 하면서도 알고 싶지 않아 한다. 그 이중적 욕망의 심장부엔:

  • 소유욕: 그녀의 모든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
  • 배제욕: 내가 없던 시간을 지워버리고 싶은 욕망
  • 모방욕: 그녀의 옛 연인이 되고 싶은 변태적 욕망

결혼은 서사의 끝이라고 믿었지만, 끝은 없었다. 과거는 계속해서 현재를 갉아먹는 해파리였다.


무대 뒤에서 들려오는 속삭임

지금도 준호는 새벽 3시에 눈을 뜬다. 아내가 곤히 잘 때, 그는 핸드폰을 들어 최팀장의 SNS를 뒤진다. 2013년 사진을 찾아 헤맨다. 그녀의 22살을 나도 보고 싶다.

"내가 없던 시간도 내 것이 되어야 한다"는 말할 수 없는 집착


마지막 무대

당신도 한번 떠올려봐라.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연인이 누군가에게 당신의 가장 은밀한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당신의 육체가, 당신의 소리가, 당신의 냄새가 다른 이의 기억장치에 잠재해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그때 당신은 과연 진정한 소유를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당신도 그것을 듣고 싶어 안달이 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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