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셋이 되지 않으면 둘도 아니게 될 순간

그가 침대 옆에서 속삭였다. “셋이면 네가 더 흥분할까?” 그 질문에 답하기 전, 나는 이미 내 연애가 거래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금기를 넘나드는 관계의 실태.

셋섹욕망과 거래집착심리관계의 금기성적 협상

밤 열한 시 그의 침실

"너희 둘이 나 빼고 몰래 만나면 어때?"

주원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이었다. 유리잔에 남은 위스키를 흔들며, 그는 나를 보지 않고 수진을 바라봤다. 침대 위에 앉아 있던 수진은 속옷 하나만 걸치고 있었고, 나는 아직 와이셔츠를 다 벗지 못한 채 그 장면을 지켜봤다.

이건 대체 무슨 시험장이지?

주원과 나는 3년째 사귀는 사이. 수진은 내가 회사에서 가장 가까운 동료. 어젯밤 우연히 시작된 술자리가 여기까지 왔다. 아니,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치밀했다. 주원이 먼저 수진을 초대했을 때, 나는 왜 그가 그녀를 택했는지 알고 있었다. 키 큰 능구렁이, 남들 앞에선 시크하지만 침대에선 달라지는 그녀의 얼굴을.

'내가 먼저 제안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그가 한 말이 아직도 귀에 남는다. 셋이 함께하는 밤, 결국 내 승인이 필요했다는 걸.


욕망의 가격표

셋이 함께하는 섹스는 늘 그렇게 시작된다. 누군가의 제안, 누군가의 동의, 그리고 누군가의 조건. *나만 없으면 둘이 안 하겠지?*라는 착각. 하지만 정말 무서운 건, 그 조건이 곧 우리 관계의 새로운 화폐가 된다는 사실이다.

주원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수진이랑 해보면 너도 더 느낄 수 있을 거야."

그 한마디 속에는 잔혹한 계산이 숨어 있었다. 네가 원하는 걸 내가 대신 제공하니, 그 대신 넌 나를 더 사랑해줘. 셋의 관계는 이제 단순한 섹스가 아니었다. 사랑의 가치를 셋으로 나누는 방식, 혹은 그 가치를 검증하는 시험대.


미나와 재현, 그리고 서연

미나는 29세, 마케팅 회사에 다닌다. 재현과는 5년째 연애 중. 지난해 여름, 재현이 대학 동아리 후배 서연을 집에 데려왔다. 처음엔 진짜 우연이었다. 서연이 술에 취해 택시를 못 탔다는 이유로.

세 명은 소파에 앉아 위스키를 마셨다. 재현이 미나의 다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서연이가 너 좋아한대."

미나는 웃었다. 알고 있었다. 서연이 재현을 보던 눈빛이, 그리고 재현이 그 눈빛을 즐기는 모습이.

"한번 해볼까? 셋이?"

재현의 제안은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마치 새로운 레스토랑 가보자는 것처럼. 그리고 미나는 동의했다. 왜냐고? 이게 재현이 나를 더 갖고 싶어하게 만드는 방법일 거야라고 생각했으니까.

첫 밤은 충격적이었다. 재현이 서연을 안고 있을 때, 미나는 그의 눈에서 본 적 없던 열광을 보았다.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밤이 지나면서 미나는 깨달았다. 재현은 이제 서연 없이는 흥분하지 않는다는 걸.

"그럼 나는 어때?" 미나가 물었다.

재현은 대답 대신 물었다. "서연 없이 우리끼리 하면, 뭐가 달라질까?"


다섯 시 오후, 호텔방

태성과 하진. 그리고 하진의 전 남자친구 민수.

이건 진짜 거래였다. 하진이 먼저 제안했다.

"민수랑 한번 더 해보고 싶어. 너도 보고 싶지 않아?"

태성은 처음엔 화났다. 하지만 하진이 내민 조건은 악마적이었다. "그럼 너도 다른 여자랑 해봐도 돼. 나도 못 본 척할게."

그날 밤, 민수는 아주 제 역할을 잘 수행했다. 하진을 만지고, 키스하고, 태성이 있는 앞에서 그녀를 가지는 것. 태성은 의자에 앉아 그걸 지켜봤다. 하지만 민수가 떠난 후, 하진이 태성을 안았을 때, 태성은 발기하지 못했다.

"너는 이제 민수 없이는 안 되는 거냐?"

하진은 대답 대신 태성의 손을 잡고 자신의 가슴에 대었다. 그곳은 아직 민수의 체온이 남아 있었다.


왜 우리는 이 금기에 홀린 듯 다가가는가

셋이 함께하는 순간엔 늘 가장 더러운 욕망이 드러난다. 내가 없으면 안 되는 관계라는 착각. 하지만 정작 무서운 건, 우리가 그 관계를 지키기 위해 더 큰 걸 내걸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건 단순한 섹스의 변형이 아니다. 사랑의 가치를 확인하는 방식, 혹은 파괴하는 방식.

셋이 되는 순간, 둘은 이미 하나가 아니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안다. 그래서 더 미친 듯이 그 세 번째 사람을 불러들인다. 이번엔 달라질 거야라는 희망으로.

심리학자들은 이를 '삼각 증후군'이라 부른다. 둘의 관계에 제3자를 끌여들여 긴장감을 높이고, 그 긴장 속에서 다시 사랑의 감정을 확인하려는 시도. 하지만 그건 마약과 같다. 처음엔 콧노랫것이지만, 결국엔 더 큰 욕망만 남는다.


새벽 두 시, 아직도 벌거벗은 상태로

주원이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사실은... 수진이랑 너 없이도 해봤어."

나는 웃었다. 이미 알고 있었다. 수진의 눈빛에서, 주원의 손짓에서. 그리고 나는 대답했다.

"나도 민우랑."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동시에 말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


마지막 질문

당신의 연인이 내일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묻는다. "셋이 하면 더 좋을까?" 그때 당신은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사랑을 지키기 위해 세 번째를 끌어들이는 것인가, 아니면 지금 이 순간 당신이 느끼는 걱정과 초조함이 사실은 이미 관계가 끝났음을 알려주는 신호라는 걸 깨닫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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