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결혼 8년차, 침대 위에 누운 나는 남편 대신 열한 살 어린 남자를 떠올린다

사랑하는 남편 옆에 누워도 심장이 뛰지 않는 밤, 서른 넘어 피어오르는 금기의 갈망. 그 욕망이 결코 배신이 아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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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8년차, 침대 위에 누운 나는 남편 대신 열한 살 어린 남자를 떠올린다

"나는 지금도 너를 원해" 라는 문자를 지웠다

밤 2시 17분. 민수는 곁에서 숨을 골고 있다. 8년 전 우리가 처음으로 함께 잤을 때보다 숨소리가 조금 더 무거워졌을 뿐이다. 나는 조심스레 이불을 걷어올리고 거실로 나왔다.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나오는 그 익숙한 소리마저도 오늘은 낯설게만 느껴진다.

  • 언니, 오늘 회식 끝나고 같이 술 한잔할래?

오후 4시 32분에 왔던 문자. 지훈이 보낸 것이다. 29세, 우리 부서 신입. 나는 38살이다. 그는 모르고 있다. 그 문자를 받는 순간 내 가슴이 어떻게 내려앉았는지를.


잠들지 않는 것들

결혼 8년차. 우리는 서로를 너무 잘 안다. 민수는 여전히 양치할 때 수돗물을 30초 동안 틀어놓고 칫솔질을 한다. 세수할 때는 왼쪽 뺨부터 문지른다. 섹스할 때도 마찬가지다. 나의 반응을 보고 '이제 됐다' 싶으면 끝낸다.

나는 사실 그 순간마다 눈을 감고 다른 사람의 손길을 상상한다. 29세 손톱이 깨끗한 손. 아직 굳은살이 없는 손끝.

이건 배신이 아니야. 그냥... 상상일 뿐이야.


지훈이 처음 들어왔을 때

"팀장님, 이거 머신 좀 가르쳐주실 수 있을까요?"

지훈이가 부서로 들어온 건 석 달 전. 그는 나를 볼 때마다 고개를 살짝 숙이고 인사했다. 어린 시절 민수가 나에게 했던 그 방식 그대로.

  • 팀장님은 정말 젊어 보여요. 혹시... 연하남 좋아하세요?

동료들이 앞에서 웃었다. 나도 웃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내 뱃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불안하면서도 달콤한 기대감.


그녀들의 은밀한 밤

"나는 36살이야. 남편은 나보다 3살 많고."

헤어진 후 카페에서 만난 유진의 이야기였다. 그녀도 결혼 7년차. 남편은 대학 동아리 선배.

  • 우리 둘 다 17살 때부터 알던 사이야. 그래서 더 지겨워. 모든 게 예측 가능해. 내가 무슨 말 하면 어떻게 반응할지 다 알아.

유진은 조심스럽게 휴대폰을 꺼냈다. 잠금 화면에는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의 사진이 있었다.

  • 우리 동생 친구야. 24살. 지난주에 처음으로 키스했어.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 커피잔을 돌리며 속삭였다.

이상하게도 남편을 더 사랑하게 된 것 같아. 내가 누군가를 원한다는 걸 다시 느꼈으니까. 그 감정이 내 결혼을 더 살아있게 만들어줬어.


욕망의 심리학

서른 넘어 찾아오는 이 갈망은 단순한 성욕이 아니다. 심리학자 에스테르 페렐은 말한다. "오랜 관계에서 생기는 건 익숙함이 아니라 죽음이다."

우리는 이미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 안전을 확보했다. 그래서 이제는 다시 위태로워지고 싶어 한다.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있는 자만이 다시 살아있음을 느낀다.

29세 지훈이에게 끌리는 건 그가 가진 청춘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아직 실패하지 않았다. 아직 상처받지 않았다. 그래서 무한한 가능성처럼 보인다.


오늘 밤, 다시 눈을 감는다

민수는 여전히 곁에서 잘 잔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는다. 이 손은 내가 20대에 가장 사랑했던 손이다.

지훈이에게는 오늘도 답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지훈이를 원하는 건 지훈이 자체가 아니라, 지훈이를 통해 다시 느껴보는 나 자신의 욕망이라는 것을.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두려워하는 걸까? 상대를 배신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를 다시 발견하는 순간을.


너는 지금 누구를 떠올리고 있니?

침대 위에 누운 당신. 옆에는 당신이 사랑한다고 맹세한 사람이 있다. 그런데 당신의 심장은 왜 다른 이름을 부르고 있는가?

그리고 당신은 언제까지 그 이름을 숨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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