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5년째 만난 여자친구, 내가 절대 못 느낀 그 순간을 다른 남자에게 줬다

그녀의 떨림, 숨죽임, 눈을 감는 순간까지, 내가 결코 만들어주지 못한 그 느낌은 누가 건넸을까. 5년의 관계가 무너지는 건 단 한 번의 진짜 오르가즘 때문.

오르가즘관계 밀도타자의 손길욕망과 배신금기의 순간
5년째 만난 여자친구, 내가 절대 못 느낀 그 순간을 다른 남자에게 줬다

"그래도 넌 내가 처음이잖아" 말이 끝나기 무섭게 웃음이 터졌다

잠긴 호텔 문 너머로 들려온 숨소리가 내 귀를 찢었다. 5년 만에 처음 듣는, 너무 익숙해서 낯선 그녀의 소리. 문 손잡이를 움켜쥔 내 손에 힘이 빠졌다.

  • 아, 거기... 느껴져... 잠깐...!

허공에 떠버린 그 단어들. 누구에게도 들려준 적 없던 나지막이 흘리는 그녀의 목소리.

남자들은 믿는다, 오랜 시간이 곧 깊은 욕망이라고

"우리 오래 만났잖아. 그만큼 서로 다 안다는 뜻이야." 나는 그렇게 말하며 스스로를 속였다. 5년, 60개월, 1800일의 관계가 쌓인다고 해서 그녀의 몸이 내 지문처럼 익숙해진다고 착각했다.

그녀는 나에게서 단 한 번도 허리를 뒤틀지 않았다. 나는 왜 그걸 그냥 지나쳤을까?

거실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던 그녀. 화면엔 내가 아닌 남자가 손가락으로 그녀의 속살을 그리고 있었다. 30초 남짓한 영상, 반복 재생되는 화면 속 여자는 나와 5년을 함께한 연인이 맞았다. 단지 눈을 감고 있는 얼굴이 너무 행복했다.

준수와 지아, 그리고 나

준수는 클라이밍장에서 만난 강사였다. "손가락 힘이 장난 아니야"라며 웃던 그가 지아의 손목을 잡았을 때, 나는 별생각 없었다. 그날 이후 지아는 클라이밍 새벽반을 듣기 시작했고, 나는 야근을 핑계로 혼자 잠들었다.

  • 오늘은 새벽반 끝나고 좀 늦을래요. 땀 빼고 오면 기분 좋을 것 같아서.

화면 속 지아는 클라이밍화를 신은 채 매트에 엎드려 있었다. 준수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서 허리를 따라 내려간다. 화면이 끊기기 직전, 지아의 숨이 한 번 크게 튀어올랐다. 그건 나와 5년 동안 단 한 번도 만들어내지 못한, 몸이 솔직하게 반응하는 소리였다.

지아는 나에게 말했었다. "섹스는 마음이 중요한 거야. 너랑 있으면 편해서 좋아." 그런데 왜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서 몸을 떨리게 만드는 걸까.

누군가에게는 익숙함, 누군가에게는 불가능한 환상

사내 동호회 모임에서 만난 현수는 술잔을 기울이며 속삭였다.

나는 7년째 사귀는 여자친구가 있는데, 그녀는 절대 오르가즘을 못 느껴요. 전문가 상담도 받아봤고, 다양한 방법도 시도했죠. 근데 어느날 우연히 알게 됐어요. 그녀가 전 남자친구랑 몰래 만났다는 걸요.

현수의 눈이 흔들렸다.

술집 화장실에서였나 봐요. CCTV에 찍힌 건 아니고, 친구가 목격했대요. 그 친구 말로는... 화장실 벽에 기대 서서 눈을 감고 있었대요. 입술은 닫혀 있었고, 눈물이 조금 맺혀 있었대요. 그런 표정은 저와 있을 때 단 한 번도 본 적 없대요.

현수는 잔을 내려놓았다.

그날 이후로 저는 아무도 믿지 않아요. 7년이라는 시간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던 거죠.

금기의 쾌락, 혹은 관계의 역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오래 사랑하면 깊이가 생긴다"고. 하지만 욕망은 깊이와는 다른 차원에 있다. 어떤 순간은 5년의 관계보다 5분의 외도가 더 깊은 흔적을 남긴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금기의 쾌락'이라 부른다. 금지된 것에 대한 반응은 허용된 것보다 더 격렬하다. 연인의 몸에 대한 권리를 5년 동안 누렸다고 해서, 그 몸이 진정으로 반응하는 순간을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녀가 다른 이에게서 느낀 것은 단순한 신체적 쾌락이 아니었다.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는 충격이었을 것이다.


마지막 질문

당신의 연인이 당신과는 느끼지 못하는 무언가를 다른 누군가에게서 느낀다면, 그건 배신일까요? 아니면 관계의 본질을 마주한 순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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