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우리 결혼식에 못 올 거라면, 차라리 당신이 엄마 역할이나 해볼래요?"
첫 만남의 카페, 새로운 향수 냄새가 섞인 그 공간에서 그가 던진 말이었다. 수진은 당황해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넘겼다. 코끝에 스치는 건 커피의 쓴맛보다 더 깊은 것.
그 남자의 어머니는 이미 죽어 있었다
그가 엄마 얼굴을 기억하지 못했다. 아니, 기억하기를 거부했다. 유년의 사진 한 장 없이, 어머니가 입은 드레스 색깔조차 회색으로 지워졌다. 대신 그는 수진에게 물었다.
내 어머니의 신부 망각 냄새를 맡아봤어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잊혀진 여자가 품은 피 맛이요.
그 순간 수진은 이 남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다. 사랑이 아니었다.
욕망의 해부 : 망각에 대한 성적 환각
어떤 남자들은 엄마의 향기를 잊기 위해 새로운 여자의 몸을 탐한다. 단순한 성욕이 아니다. *'나를 낳은 여자를 지우고 싶다'*는 자살 충동에 가까운 욕망. 그들은 연애 상대에게서 어머니를 살해하길 원한다.
나를 낳은 여자는 없어졌으면 좋겠어. 그 공백을 너로 채우고 싶어.
실제 같은 이야기 : 두 개의 남자
민재의 경우 (32세, 마케팅 디렉터)
민재는 첫 데이트에서 은영의 손목을 잡았다. 손목 맥박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렸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가 7살 때 떠났다고 말했다. 사실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지금도 살아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그녀의 얼굴이 흐릿해졌다.
두 번째 데이트에서 그는 은영에게 부탁했다.
눈 감고 있어줄래?
왜요?
엄마 얼굴이 네가 됐으면 좋겠어.
은영은 눈을 감았고, 민재는 그녀의 눈꺼풀에 입술을 댔다. 그 순간 그의 어머니는 영원히 사라졌다.
하준의 경우 (28세, 작곡가)
하준은 매번 첫 만남에서 같은 질문을 했다.
당신은 어머니 냄새 나요?
대부분의 여자들은 당황했다. 하지만 지희는 대답했다.
나는 엄마 냄새 대신, 나만의 냄새를 가지고 싶어요.
그날 밤 하준은 지희의 머리카락을 밤새도록 맡았다. 새벽 3시, 그는 속삭였다.
이제 당신 냄새가 내 어머니를 대체할 거야.
왜 우리는 이것에 끌리는가
심리학자들은 이를 '어머니 치환 환상'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건 너무 깨끗한 설명이다. 진실은 더 더럽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무언가를 지우고 싶어 한다. 엄마를, 아빠를, 과거의 상처를. 그리고 그 공백을 새로운 사람으로 채우는 것이 사랑이라 착각한다.
사실 우리가 원하는 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통해 우리의 과거를 죽이는 거야.
당신은 누구의 엄마를 지우고 싶나요?
첫 만남의 카페에서, 수진은 그 남자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속으로 물었다.
내가 이 남자의 어머니를 대체하게 되면, 나는 어떤 여자가 될까?
그리고 더 깊은 질문이 밀려왔다.
당신은 지금 내게 하는 것처럼, 누구를 지우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