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그의 손등에 박힌 이빨 자국이 아직도 뜨거워

침대 시트에 남은 냄새와 손등의 흔적이 말한다. 너는 결코 안전하지 않았다. 금기를 깨는 순간의 뜨거운 죄책감과 집착을 고백하는 이야기.

관계의 온도금기집착기준이별

그가 옆자리에 있던 새벽, 나는 눈을 뜨지 못했다. 어둠 속에서 그의 숨소리를 세어보았다. 1, 2, 3… 열 번째 숨에서 나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차가운 침대 시트. 아직도 그녀의 냄새가 맴돌았다. 섬유 깊숙이 스며든 달콤하고 쌉싸름한 향기. 나는 그 냄새를 맡으며 그의 손등에 얼굴을 묻었다. 그때 느껴졌다. 아주 작고 뜨거운 톱니 무늬가 손끝에 찍혔다. 이가 아물지 않은 흔적이었다.


"와줘. 그냥 여기 있어줘."
그는 말했다.
"내가 널 사랑하는 걸로 충분해."

나는 그 말을 들으며 그의 손등에 키스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행동이었다. 나는 원치 않는 사람의 품에 누워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그를 끌어안았다.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이번이 마지막일 거야."

그러나 그건 거짓말이었다. 나는 이미 그를 위해 내가 세웠던 모든 기준들을 하나씩 부수고 있었다.


첫 번째 균열, 나는 절대 먼저 연락하지 않는 여자였다

화면이 어둡게 꺼진 휴대폰을 들었다. 11시 47분. 카톡 한 줄이 떴다.

[나 오늘 술 마시고 싶은데]

손가락이 떨렸다. 3분 만에 답장을 보냈다. 사실 1분도 안 걸렸다. 나는 왜 그렇게 서두르고 있을까. 그날 이후 나는 휴대폰을 수시로 확인했다. 그가 온라인 상태인지, 내 프로필을 봤는지. 내가 먼저 연락하면 안 된다는 나만의 규칙은 언제 그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녹아내렸다.


그녀들의 이야기, 깨진 기준들의 증거

지혜, 31세

지혜는 내가 알던 누구보다도 까다로운 여자였다. 연봉 1억 미만은 답장도 안 했고, 키 180cm 이하는 애초에 만나지 않았다. 그랬던 그녀가 준호를 만났다.

"걔 돈도 없고 키도 작아. 근데..."
지혜는 맥주를 마시며 중얼거렸다. 준호는 168cm의 디자이너였다. 그리고 여자 친구가 있었다. 지혜는 준호가 "너무 피곤해서" 연락이 없어도 기다렸다. 그가 "너랑 있으면 편해"라고 하면 그걸로 충분했다.


수진, 28세

수진은 3년째 만나던 남자친구가 있었다. 결혼은 다음 달로 잡혀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신입 민재가 그녀의 책상에 커피를 놓고 미소 지었다.

"시원해요?"
그 한마디가 전부였다. 그날 이후 수진은 민재의 카톡에 답장을 하기 시작했다. 점심을 같이 먹었다. 손은 잡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이미 민재와 수십 번 키스했다.


왜 우리는 금기를 깨는 맛에 중독되는가

사실 우리는 그 기준들이 깨질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당신은 절대로라는 말은 하지만 아마라는 희망의 다른 말이었다. 우리는 안전한 관계에 지쳐있었다. 누군가를 위해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순간, 나는 드디어 무언가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건 사랑이 아니었다. 그건 집착이었다. 그가 나를 선택하지 않을수록, 나는 더 깊이 빠져들었다. 마치 수면 위로 떠오르려는 자신을 의도적으로 가라앉는 것처럼.


마지막 질문

그가 당신에게 다가왔을 때, 당신은 어떤 기준을 가장 먼저 깨뜨렸나? 그리고 그 기준이 깨진 순간, 당신은 얼마나 홀가분했나? 아니, 얼마나 두려웠나?


그의 손등에 박힌 이빨 자국은 아직도 뜨겁다. 나는 그 뜨거움을 보며, 나는 이미 그를 위해 내가 세웠던 모든 기준들을 하나씩 부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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