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사촌 오빠와의 여름, 나는 왜 그를 밀어야만 했을까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욕망. 축 늘어진 티셔츈 냄새가 내 안의 무언가를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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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오빠와의 여름, 나는 왜 그를 밀어야만 했을까

"야, 우리 사이가 왜 이래?"

"창밖 봐, 비 오잖아."

준오가 창턱에 팔꿈치를 올리고 말했다. 흰 티셔츠 어깨가 축축했다. 방금 세탁기에서 꺼낸 듯한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나는 침대 끝에 앉아서 그 냄새를 맡았다. 맡다 못해 숨을 마셨다.

사촌이라는 이유만으로 괜찮은 일일까. 괜찮지 않아서 더 각성되는 일일까.

바닷물처럼 짠 생각

우리에겐 공식 스토리가 있었다. '형제처럼 자란 사이'. 실제로 초등학교 때까진 그랬다. 하지만 고등학교 여름, 갑자기 모든 것이 깨졌다.

그가 자라난 순간.

줄리아는 그걸 분명히 기억한다. 17살 여름, 서울에서 시골 외가로 내려온 준오. 키가 10센티는 더 컸고, 눈빛이 달랐다. 어린 시절 말썽꾸러리 사촌 오빠는 어디 가고 퍼펙트한 외모의 남자가 남았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했지만, 줄리아는 알았다. 자기가 숨길 수 없는 걸.


도망치는 연습

"나가자. 여기 답답해." 줄리아가 먼저 일어섰다.

준오는 눈치챘다. 사촌 여동생이 자신의 눈을 피하는 걸. 문을 나서는 순간, 긴장된 공기가 풀렸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밖에선 더 음습한 냄새가 났다. 비 맞는 흙. 그 흙에서 자라난 몸.


민망한 파도

그날 밤, 줄리아는 혼자 있었다. 부모님과 외삼촌네 모두 마을 축제에 나갔다. 준오는? 그는 집에 있었다.

"너 왜 안 갔어?" 줄리아가 현관에서 물었다.

"별로 안 좋아해서." 준오가 대답했다. 그는 소파에 앉아있었다. TV는 꺼져있었다.

잠시 침묵. 그 침묵이 묘하게 뜨거웠다.

'이건 아니잖아.' 줄리아는 생각했다. 하지만 몸은 반대로 움직였다. 그녀는 소파 옆에 앉았다. 한 칸 띄고.

"너... 여자친구 있어?" 갑자기 튀어나온 말.

준오가 웃었다. "왜 갑자기?"

"그냥."

그 '그냥'이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있었다.


금기의 맛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금기는 '욕망의 촉매'라고.

우리는 왜 사촌, 즉 4촌 이내 혈연을 품는 상상에 흥미를 느낄까.

그건 '절대 불가'라는 경계가, 오히려 '만약'이라는 가능성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사촌이 아니었다면.

그 상상은 자체로 황홀하다.

사회적 금기는 보통 두 단계를 거친다. 첫째, 무의식적 금기(잘 모르는 사이). 둘째, 의식적 금기('우리는 형제지간이야').

하지만 사촌은 그 중간쯤에 있다. '알긴 아는데, 뭔가 다르다'는曖昧함.

그것이 마약이다.


두 번째 여름

한 해 후, 다시 만났을 때.

줄리아는 18, 준오는 21. 이번엔 서울의 펜션. 가족 여행.

"밥 먹고 오라고." 부모님이 말했다.

줄리아는 일부러 늦게 내려갔다. 준오는 이미 테라스에 있었다.

저녁 공기는 뜨거웠다.

"아직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줄리아가 말했다.

준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머리카락을 넘겨줬다.

이건 끝이 아니야. 그들은 알았다. 아니, 느꼈다.


금기는 공명한다

우리는 종종 '가족'을 안전지대라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곳이 가장 위험할 수도 있다.

왜?

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사촌은 그 경계 위에 선다. '가족이지만, 남남'. 이 모순이 본능을 자극한다.

심리학자 로버트 케네디는 "금기는 두려움과 욕망의 교차점"이라 했다. 우리는 그 교차점에 서서, 스스로를 관찰한다.

'나는 과연 얼마나 더럽게 될까.'

그리고 그 더러움을, 은밀하게 즐긴다.


마지막 질문

그 밤, 펜션 룸에서.

"우리...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야?" 줄리아가 속삭였다.

준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창밖을 봤다. 밤바다가 보였다.

하지만 그 바다는 어둡지 않았다. 그 바다는 그들의 욕망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당신은?

당신도 한 번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누군가를 바라본 적 없는가. 그때 당신은, 얼마나 깊은 곳까지 내려가고 싶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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