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여기요" 그가 부르는 소리에 나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주말 새벽 2시, 홍대 뒷골목 포차. 내 옆자리에 앉아 있던 여자가 담배를 피우며 대답했다.
아, 여기
수진아, 너 술 더 마실래?
싫어, 벌써 취했잖아
그 여자는 머리를 흔들며 웃었다. 짧은 단발머리, 왼쪽 눈 밑에 작은 점이 찍혀 있었다. 그때야 나는 깨달았다. 이 여자가 수진이의 언니라는 걸.
수진이는 내 회사 후배였다. 늘 나를 'O팀장님'이라고 부르던 25살 여자. 그리고 지금 내 옆에 앉아 있는 그녀는 수진이의 언니, 31살의 지아.
"우리 수진이가 늘 말하던 O팀장님이시죠?"
지아가 나를 바라봤다.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쉬었다. 마치 오래된 양주처럼.
그녀의 나이는 내게 왜 이렇게 달콤하게 들렸을까
수진이는 화장실에 간 사이, 지아가 조용히 물었다.
우리 동생, 힘들게 하나요?
아니요, 잘하고 있어요
*거짓말하지 마세요. 눈에 다 보여요*
그녀가 내 손에 들린 소주잔을 가져갔다. 입술이 닿은 부분을 그대로 마셨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이건 단순한 호감이 아니라는 걸. 수진이의 언니를 바라보는 내 눈빛에 이미 무언의 각서가 서명되어 있다는 걸.
3주 후, 그녀의 집 거실에서 일어난 일
수진이는 부산 출장 중이었다. 지아는 문자를 보냈다.
[사진] 동생 방인데, 뭐가 이상한 것 같아요. 당신이 알려줄 수 있을까요?
문자를 받고 40분 만에 나는 그녀의 집에 있었다. 수진이의 방 문 앞에서 두 사람은 멈췄다.
들어가도 될까요?
*당연하죠, 동생 얘기 하고 싶어요*
수진이의 방은 분홍색 커튼과 하얀 침대가 있었다. 침대 옆 테이블 위에는 나를 그린 드로잉이 놓여 있었다.
지아가 조용히 말했다.
수진이가 매일 밤 이걸 보며 뭐라고 할까요?
모르겠어요
*O팀장님, 팀장님*... 이렇게 속삭일 것 같아요
그녀가 내 팔을 잡았다. 손가락이 떨리고 있었다.
욕망의 해부 : 왜 우리는 '언니'에 홀린 걸까
심리학자 칼 융은 '아냐트'라는 개념을 말했다. 남성 내면의 여성 원형. 그런데 나는 지아에게서 뭔가 다른 걸 봤다. 단순한 여성상이 아니라, 접근할 수 없는 금지된 존재로서의 그녀.
수진이의 언니. 이 한마디는 모든 걸 변질시켰다.
- 나이 차이가 주는 미묘한 권력 구조
- '누군가의 것'이라는 금기의 달콤함
- 가까이 있지만 영원히 멀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
두 번째 실수 : 그녀의 목소리를 녹음한 밤
다음 주 수진이 생일이었다. 지아는 나에게 물었다.
선물 준비했어요?
뭐가 좋을까요
*동생은... 팀장님 목소리가 좋대요*
나는 그녀의 메시지를 지웠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마치 서로에게 보내는 암호를 해독하기 시작한 것처럼.
그날 밤, 지아는 전화를 걸어왔다. 수진이는 졸았다고 했다.
잠깐, 괜찮을까요?
무슨 일인데요
*수진이가 자는 사이, 당신 얘기만 해요*
나는 그녀의 속삭임을 녹음했다. 아침이 되면 지워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심리학적 관점 : 금기의 달콤한 독
우리는 왜 '누군가의 것'을 원할까? 심리학자 헬렌 피셔는 말한다.
도파민은 불확실할수록 강하게 분비된다. 금기는 불확실성의 극한이다.
지아를 바라보며 느낀 건 단순한 욕망이 아니었다. 절대 가질 수 없다는 확신이 주는 자유였다. 현실이 될 수 없으니까, 더욱 격렬하게 상상할 수 있었다.
마지막 실수 : 그녀가 내 손을 잡던 순간
수진이의 생일 파티. 술에 취한 수진이는 나에게 말했다.
팀장님, 나 좋아하잖아요
...미안해
*알아요, 언니니까*
순간 모든 게 멈췄다. 지아의 눈이 흔들렸다. 그녀가 내 손을 잡았다.
나갈까요?
어디로
*어디든... 그냥 가요*
하지만 우리는 가지 못했다. 수진이가 우리 뒤에서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언니는 여전히 누군가의 것이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금기를 품고 있나요
지금 이 순간, 누군가를 바라보며 속으로 속삭이는 그 이름. 당신의 입술이 말할 수 없는 그 존재.
그건 누군가의 연인일까요. 아니면 누군가의 가족일까요. 혹은 당신이 될 수 없는, 하지만 되고 싶었던 어떤 삶일까요.
우리는 왜 늘 가질 수 없는 것에 불타는 걸까. 그리고 그 불꽃이 사라진 뒤에,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며 살아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