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잠든 아내 옆에서 숨죽이는 39살 남자의 또 다른 키스

결혼 12년 차 민수는 매주 수요일 밤, 아내의 숨소리를 등진 채 반지하 오피스텔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는 혜진의 가슴에 뺨을 대고 ‘대칭적 불륜’의 달콤한 위험을 숨죽여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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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아내 옆에서 숨죽이는 39살 남자의 또 다른 키스

첫 번째 문장

아내가 코를 골기 시작하면 그는 침대에서 미끄러져 나온다. 알약 반 조각이 톡 떨어지는 소리, 조심스러운 발뒤꿈치의 무게 이동. 거실 조명은 꺼둔 채 스마트폰 화면 하나만이 희미하게 얼굴을 비춘다. 23:47. 여기서부터는 공식 결혼생활의 경계가 끝난다.

나는 왜 지금 이 순간 말이 없는 오두막으로 향하는 걸까. 아내를 속인다는 죄책감? 그 말은 이미 죽은 지 오래다. 지금 내 안에선 더 날카로운 것이 살아 있다.


달콤한 기만의 온도

39살, 결혼 12년 차. 이름은 민수. 직장에선 팀장, 집에선 둘 아이의 아빠. 그가 만든 또 다른 공간은 반지하 작은 오피스텔, 은행 입출금 내역엔 ‘월세’라고만 적혀 있다. 방문자는 한 명뿐.

그녀는 28세 혜진. 마케팅 대행사에서 일하며 스페인어 통번역 아르바이트를 병행한다. 두 사람은 언젠가부터 서로의 등신을 떠올리며 자위를 시작했고, 그 사실을 서로에게 고백했다. 고백은 곧 약속이 됐다.

민수는 매주 수요일 밤 혜진의 작은 방에 간다. 문이 열릴 때마다 냄새는 똑같다. 습한 먼지, 바닐라 향초, 그리고 아직 마르지 않은 샴푸 향. 혜진은 대문을 잠그고 돌아서면 말 없이 티셔츠를 벗는다. 이건 사랑이 아니라는 걸 둘 다 알고 있었다.


실제 같은 단편 1 | 수요일 00:21

민수는 혜진의 첫 번째 귀걸이를 입에 넣는다. 작은 금속이 침 위에서 살짝 녹는 촉감. 혜진은 눈을 감고 그의 머리카락을 쥐었다가 풀었다가를 반복한다.

“오늘도 아내에게선 뭐라고 했어?”

“회식이라고.”

“거짓말을 위해 술까지 마셨네.”

혜진의 숨소리는 여러 겹이다. 가장 바깥쪽은 평온한 척, 안쪽은 괴로운 척, 그 아래 또 다른 겹은 이 순간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는 탐욕이다.

민수는 혜진의 가슴께에 뺨을 대고 가만히 있었다.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할 때마다 그의 뺨에도 미세한 진동이 전해진다. 이것만으로도 그는 며칠 버틸 수 있다.


실제 같은 단편 2 | 다음날 오후 6:47

사무실에서 그녀를 우연히 마주쳤다. 복도 끝, 복사기 앞. 혜진은 민수 팀의 자료를 출력하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는 0.5초. 그 사이에 두 사람은 동시에 부르르 떨었다.

“아, 민수 팀장님.” 혜진이 먼저 말을 꺼냈다. 민수는 흰 셔츠 단추 하나를 풀었다. 작은 제스처, 하지만 혜진의 입가가 살짝 올라간다. 세상 아무도 모른다.

그날 저녁 민수는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피자를 먹었다. 수다스러운 아내, 손에 치킨을 묻힌 둘째. 그는 TV 앞에 앉아 아무 말 없이 맥주를 홀짝였다. 혜진의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느낌이 뱃속에서 여전히 살아 있다.


금기는 왜 달콤한가

몰래하는 모든 것은 고대 유전자를 깨운다. 동굴 속에서 곰 앞에서 숨죽이던 시절의 맛. 위험한 맛은 인간의 뇌를 홀린다. 도파민이 폭발한다. 그래서 ‘불륜’이라는 단어는 곧 ‘쾌락’이 된다.

민수와 혜진은 서로를 방해하지 않는다. 결혼이라는 제도는 건재하다. 부부 관계는 아내와의 관계다. 혜진은 그 밖의 또 다른 계층이다. ‘외도’라는 말은 낡았다. 우리는 그저 겹겹이 쌓는 비밀을 좋아한다.

실은 아내 역시 다른 누군가의 손끝을 상상한다. 민수는 유리창 너머로 봤다. 아내가 핸드폰을 쥔 채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어두운 화면 위로 미소를 띤 채 누군가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그 순간 민수는 오히려 안도했다. 대칭적 불륜이란 결국 평화다.


다시 39살

그는 혜진과의 마지막 밤에 물었다.

“우리가 여기서 끝내면 어떻게 될까?”

혜진은 대답 대신 민수의 손목에 자신의 침대보 끈을 감았다. 단단히 묶은 끈. 민수는 움직일 수 없었다. 혜진은 그의 귓불을 살짝 물고 속삭였다.

“그럼 당신은 다시 숨죽이며 아내 옆에서 자위할 거야.”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었다.


그래서 당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몰래 떨고 있는가? 슬슬 숨을 그르륵 삼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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