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우리는 7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결혼 7년차, 침대 위에서 내뱉은 한마디가 모든 걸 뒤집었다. 그날부터 우리는 낯선 사람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결혼규칙7년차새로운 욕망관계 전환점

"우리, 이번엔 속옷만 입고 잘까?"

금요일 새벽 2시 47분. 민서는 침대 끝에 걸터앉아 이렇게 말했다. TV는 무음이었고, 창밖엔 서울의 네온사인이 흐릿하게 번지고 있었다. 7년 동안 단 한 번도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우리는 항상 누드였다. 옷조차 벗지 않는 날이면 그게 더 수상했다.

"왜?" 나는 반사적으로 물었다. "춥나?"

"아니, 그냥... 뭔가 다르게 해보고 싶어서."

다르게. 그 단어가 혀끝에 착착 감겼다. 민서는 말했다. 규칙 하나를 추가하고 싶다고. 매주 수요일은 각자 침대에서 자자고. 물론 섹스는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끝나면 바로 옆방으로 가야 한다. '재충전' 시간이라고 했다. 그녀의 눈동자가 별처럼 반짝였다. 아니, 나를 반짝이는 까만 구멍으로 보고 있었다.


욕망의 해부

나는 왜 그 말이 이렇게 섬뜩한지 잘 몰랐다. 다만 공기가 갑자기 차가워진 것 같았다. 마치 집 안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새로운 규칙은 언제나 분리를 의미한다. 우리의 몸이 헤어지는 방식, 잠드는 자세, 깨어나는 시간까지. 민서가 원한 건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거리였다. 7년 동안 우리는 한 침대에서 숨결을 나누며 잤다. 그게 너무 답답했던 걸까.

아니면 반대일지도 모른다. 너무 편안해서. 편안함이 때로는 가장 잔인한 결말을 부르는 법이다. 민서는 아마 우리 사이에서 무언가가 죽어가고 있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부르짖은 거다. 살려달라고. 규칙이란 이름의 CPR로.


실제 같은 이야기

사례 1: 지안과 현우

지안은 34세 상담심리사. 남편 현우는 같은 병원 정신과 레지던트. 결혼 6년 차. 그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비밀 데이트'를 한다. 서로 다른 카페에서 만나, 처음 보는 사람인 척 대화를 나눈다. 지안은 가짜 이름으로 도서관에서 일한다고 하고, 현우는 음악 프로듀서라고 말한다.

"처음엔 장난이었어요." 지안이 말했다. "근데 현우가 저를 보는 눈이 달라지더라고요. 마치 날 처음 발견하는 느낌. 그날 집에 가서 섹스가... 폭발했어요."

그들은 금요일만의 규칙을 늘려갔다. 서로의 전화번호를 차단하고, SNS에서 차단하기. 집에선 절대 그날의 대화를 꺼내지 않기.

"지금은 그게 없으면... 진짜 남남이 될 것 같아요."

사례 2: 나리와 상현

나리는 29세, 패션 블로거. 남편 상현은 31세 IT 개발자. 그들은 결혼 3년 만에 '월 1회 며칠' 계약을 했다. 월 1회, 각자 원하는 사람과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단, 상대는 서로 몰라야 함. 그리고 돌아오면 서로에게 죄책감을 말하지 않는다.

처음엔 나리만 이용했다. 상현은 몇 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달, 나리가 상현의 목에 키스마크를 발견했다.

"완전히 미쳤죠. 울면서 물었어요. 근데 상현이 말하길, '계약이잖아'라고. 그게 무슨... 영화 같았어요."

나리는 이제 그 규칙을 없애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상현은 이미 그 월 1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날이 없으면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왜 우리는 이것에 끌리는가

금기를 만드는 건 놀라운 일이다. 우리는 이제 이걸 하지 않기로 해. 단순한 금지가 아니다. 우리는 이제 서로에게서 멀어지기로 해.

심리학자 에스테르 페렐은 말한다. "불안은 욕망의 연료다." 우리는 사실 불안해지고 싶어한다. 안정된 관계에서 느끼는 죽음 같은 확신. 상대가 내일도 옆에 있을 거란 확신. 그게 너무 지루하다.

새로운 규칙은 관계에 음모를 부여한다. 민서는 수요일마다 나를 다시 연인으로 만들고 싶은 거다. 아니, 낯선 연인으로. 우리는 서로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다시 불타오른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우리는 모두 스릴을 원한다. 하지만 실제로 바람을 피우는 건 너무 위험하다. 그래서 허용된 배신을 만든다. 규칙 속의 균열. 그걸로 우리는 죄책감 없이 불안을 맛본다.


너는 언제 그녀에게서 도망치고 싶었나

오늘 밤, 민서는 다시 속옷을 입고 잤다. 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7년 전,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서로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지금 우리는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 그래서 서서히 밖으로 나오려 하나.

문득 궁금해진다. 그녀의 새로운 규칙은 정말 우리를 살리려는 건가. 아니면 조용히 끝내는 방법을 찾는 건가.

"너는 언제, 단 한 번이라도, 그녀의 규칙이 아니라 너만의 규칙을 만들어보고 싶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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