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아내가 라운드 2를 꿈꾸는 순간, 남편은 화장실에서 정품 알약을 삼켰다

결혼 15년 차, 애들 잠든 뒤 침대에 누운 그녀가 처음 아닌 두 번째 ‘진짜’ 섹스를 꿈꿨던 이유

40대 부부욕망중년 섹스침묵라운드 2
아내가 라운드 2를 꿈꾸는 순간, 남편은 화장실에서 정품 알약을 삼켰다

“자기, 오늘… 한 번 더?”

민수는 대답 대신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렸다. 등 너머로 들려오는 숨소리만으로도, 끝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세 달 만에 겨우 이룬 라운드 1. 그리고 여기가 끝. 서연은 침대 끝에 몸을 웅크렸다. 쿨링 래션 한 방울이 잠식하는 속도보다 빨리, 사랑이 식는다.


잠든 아이들 뒤편의 침묵

‘내가 먼저 원하면 안 될까? 나이 차이도, 육아 피로도 다 알지만… 그래도 잠시만이라도 느끼고 싶은데.’

대학 동기 경준·혜진 부부도 다르지 않았다. 둘째 입학식 날 밤, 혜진이 조심스레 경준의 팔끝을 쓰다듬었다.

“오늘따라… 특별히?”
“내일 등교 첫날인데 피곤할 거 아냐.”

한마디로 끝. 혜진은 침대 끝에 몸을 웅크리고 생각했다. 왜 결혼 전엔 ‘또, 계속’이던 약속이 40대에 들어 사라졌을까.


숨겨진 욕망의 실타래

40대 부부는 ‘한 번 더’를 원하지 않는 게 아니다. 다만 두려운 것이다. 두 번째가 시작되면, 첫 번째가 의무가 아닌 진심이라는 걸 부인할 수 없어진다. 그래서 라운드 1이 끝나는 순간, 재빨리 잠든 척한다. 서로가 아직 욕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치는 게 무서워서.


지하철 2호선, 10시 59분차

민수는 매일 저녁 같은 칸을 탄다. 같은 동네에서 내리는 여자, 상미(38). 처음엔 시선이었다. 어느 날 그녀가 말했다.

“오늘따라 죽었다 살아나는 기분이네요.”
“저도… 약간 그래요.”

차가 광교중앙역을 지나며 흔들릴 때, 상미의 손등이 민수의 손끝을 스쳤다. 이건 뭘까. 민수는 생각했다. 왜 아내와는 안 되는 게, 낯선 사람과는 한 번의 접촉만으로도 두근거릴까.


위선과 욕망 사이의 틈

서연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민수는 매주 퇴근길에 구멍가게에 들러 ‘정품’이라 적힌 알약을 산다. 둘째가 태어난 뒤 꺾인 자존심을 세우는 마지막 보루. 그러나 집에 돌아가면 조용히 화장실 행. 아내가 깨지 못하게 삼켜버린다. 그게 전부다.


크리스마스 이브, 눈치 게임

경준·혜진 부부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특별 이벤트’를 준비했다. 호텔 예약, 아이들 친정 맡김, 와인. 모든 게 완벽했다. 그러나 침대에 누워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 혜진의 몸이 굳었다.

지금 내가 키스를 요구하면, 경준이 거절하면 어쩌지?

불안감에 떨던 혜진은 핸드폰을 들었다. 경준도 마찬가지였다. 눈치 게임은 새벽 2시까지 이어졌다. 크리스마스는 조용히 지나갔다.


고급 오피스텔, 아홉 층 복도

서울 모처의 오피스텔. 민수와 상미는 마침내 마주 섰다. 숨소리만이 오간 좁은 복도. 손끝이 스칠 뻔한 순간, 민수는 뒤로 물러섰다.

“저… 내리실래요?”

그 말 한마디로 모든 게 식었다.


불길이 우리 안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

왜 라운드 2는 두려운가. 단순한 피로 때문이 아니다. 두 번째는 우리 사이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증거가 되어버리기 때문. 그 불이 부부 안에만 있는 게 아니라, 어디든 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니까. 그래서 의도적으로 불씨를 끈다. 첫 라운드만 하고, 눈 감고, 서로의 욕망을 처음처럼이라는 거짓말로 덮어 버린다.


너, 혹시 지금도 배 밑에 꿈틀거리는 불꽃이 있는가. 문 앞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지 못했던 그 순간, 너와 나, 아직 뜨겁지 않았는가.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