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화요일이었다. 2시 15분, 준의 손바닥이 내 어깨뼈를 쓸 때마다 남편의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첫 번째 만남
사우나에서 나온 머리카락이 축축했고, 지퍼는 반쯤 열려 있었다. 준은 말이 없었다. 그저 손가락으로 "누우세요"라고만 했다. 흰 타월 아래 내 몸은 낯선 온도에 떨렸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남편 이름이었다. 한참을 바라보다 전화기를 끄고, 이마를 테이블에 박았다. 준의 엄지가 내 뒤통수를 눌렀다. 처음이었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 나는 이미 배신을 시작한 뒤였다.
"팔을 위로 들어올려요. 더 높이."
준의 숨소리가 귀등을 간질였다. 내가 들어올린 팔 위로 그의 손이 스며들 때마다, 남편의 얼굴이 번쩍였다. 지난주 목요일, 남편이 목욕탕에서 받았을 법한 문자가 떠올랐다. ‘나 오늘 늦을래. 갑자기 회식 생겼어.’ 거짓말. 그 순간, 준의 손가락이 내 어깨뼈를 꾹 눌렀다. 아픈 듯 달콤한 통증.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속삭였다.
이건 네가 만든 거야.
두 번째 만남
이번엔 회의실 뒷문이었다. 문이 닫히자 우리는 서로의 숨을 삼켰다. 준은 벽에 나를 밀착시켰다. 철제 옷걸이가 등을 찔렀다. 그 아픔마저 달콤했다. 조심스럽게 벗어 던진 블라우스가 바닥에 쌓였다. 준의 손목 틈새로 남편의 사진이 흘렀다.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열었다. 남편에게서 온 카톡이었다. ‘오늘 저녁 먹자. 너 좋아하는 곳으로.’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준의 입술을 맞췄다. 단맛과 짠맛이 섞였다. 내 몸은 누구의 것인지, 나도 몰랐다.
마지막 만남
비 오는 날이었다. 창밖으로 서광이 번쩍였다. 준의 아파트. 6층 복도 끝. 문 앞에서 나는 울먹였다. 준이 나를 끌어안았다. 벗어날 수 없는 늪처럼 끈적였다. 그의 품속에 있을 때, 나는 처음으로 남편을 잊었다. 하지만 잊는다는 것은 또 다른 배신이었다. 준의 턱끝이 내 이마를 간질였다. 그때 휴대폰이 울렀다. 남편 이름이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수신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지금 어디야?"
"...집에 있어."
"거짓말하지 마. 창문으로 네가 보여."
준이 내 손목을 잡았다.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속삭였다.
"여보, 들어요. 나... 지금 고백할게."
고백은 끝났다. 남편의 침묵이 길었다. 그 사이, 준의 손가락이 내 손등을 쓸었다. 비가 계속 내렸다. 나는 이제 어디에도 속하지 않게 되었다. 배신 위에 핀 또 다른 배신. 그리고 남은 건, 젖은 타월 한 장과 서로를 마주보는 두 사람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