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그녀와 나눈 마지막 위스키, 그리고 우리가 끝내 묻지 못한 질문

18개월 동안 내게 숨겨왔던 그녀의 진짜 욕망. 우리가 나눈 마지막 술잔 속에 남겨진 어두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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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나눈 마지막 위스키, 그리고 우리가 끝내 묻지 못한 질문

"당신은 정말 내가 떠날 거라고 믿었어요?"

양주잔을 나란히 놓은 테이블 위, 위스키가 두 사람의 입술에서 번갈아 미끄러졌다. 슬로프는 21년산 아라모리. 그녀가 고른 술이었다.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비운 잔 속에 우리의 18개월이 투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녀는 먼저 입을 열었다.

이제 그만하자고. 더 이상은 안 된다고. 그러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따라주는 다음 잔을 받았다.


이별을 앞둔 술잔 속의 실종된 욕망

우리는 57번의 호텔에서, 12번의 차안에서, 3번의 엘리베이터에서 서로를 찾았다. 그러나 단 한 번도 그녀의 진짜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이건 사랑이 아니야. 이건 너와 나를 동시에 파괴하는 연료야.'

그녀는 매번 이마에 가벼운 입맞춤을 하고는 뒤돌아섰다. 그 순간마다 나는 알았다.
그녀가 정작 원하는 건 내가 아니라, 내 안의 무언가 다른 그림자였음을.


사례: 그녀의 정체

지하주차장의 미선

9월의 어느 목요일, 강남의 한 지하 3층 주차장. 미선은 검은 틴트 차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이 얼굴, 남펜 걱정 안 시키는 얼굴이야. 세상 누구도 여기서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몰라.

그녀는 38세. 남펀과의 침실은 처음부터 끝까지 4분 30초가 전부였다. 그녀는 18개월 동안 딱 한 번도 오르가즘을 가장하지 않았다.
대신 나에게는 진짜를 보여줬다. 눈을 감고 몸을 떨던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생생해서, 나는 차마 "사랑한다" 말을 꺼내지 못했다.

술집 2층의 혜원

혜원은 다른 방식이었다. 그녀는 내게 손목에 새겨진 작은 흉터를 보여주며 말했다.

이거, 우리 아이 낳고 다음날 스스로 만들어 낸 거야. 누구한테도 말 못했어.

혜원에게 나는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안아주는 안식처였다. 그녀는 절대 이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더 야했을까. 우리는 그녀의 부부 침실보다 더 음험한 장소들을 찾았다. 원룸 옥상, 화장실 칸, 심지어 그녀가 운영하는 카페 창고. 그녀는 매번 눈을 감고 "여기서 들키면 죽여버릴 거야" 속삭였다. 그 협박이 너무나 달콤해서, 나는 그녀의 남펀 얼굴까지도 상상했다.


왜 우리는 죄를 빛나게 만드는가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금기는 오히려 욕망을 증폭한다고.

하지만 나는 아는 별개의 이유를.
우리는 결혼이란 제도의 정면에서, 절대 허용되지 않는 감정을 키워내는 것에 환장했다.

'넌 나를 구원해줄 수 없어. 그래서 난 너를 더 원해.'

그녀들은 나를 통해 스스로를 더럽혔다. 나 역시 그들을 통해 내 결혼의 허물을 벗겨냈다. 서로를 더럽히면서만 우리는 순수해질 수 있었다.


마지막 질문

잔을 비우고 건넨 그녀의 손이 차가웠다. 18개월 동안 단 한 번도 그녀가 떨지 않았던 걸까.
아니면, 그녀는 지금도 떨고 있었던 걸까.

"당신도 사실은 끝내고 싶었다는 거, 나도 알아요."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내가 진짜 원했던 건 그녀의 몸이 아니라, 이별을 미루고 싶던 내 욕망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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