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내가 아닌 남자들 얘기할 때 그녀의 눈동자가 번쩍였다

침대 위에서 전 남친 이야기를 꺼낸 여자. 순간 변하는 그녀의 표정 뒤에 숨겨진 어두운 욕망과 질투의 지도를 추적한다.

전남친침대 위 심리질투욕망과거의 유령

"그 사람은 키스할 때마다 내 목덜미를 이마로 눌렀어. 왠지 모르게 숨 막히는 느낌이 좋았거든."

차가운 호텔 침대. 가지런히 접어둔 이불 위에 누운 채, 지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도 입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왔다. 한창 위로 올라가던 나의 손길이, 그 말 한마디에 그림자처럼 굳었다.


숨이 멎는 순간

지금 이 순간, 내 손끝이 아니라 그의 이마가 떠오르고 있을까?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말이 아니라 눈이. 어두운 호수를 비추던 조명처럼, 과거의 흔적이 동공 속에서 흔들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쓰다듬던 손을 떼지 못했다. 이미 손바닥은 열기를 식혀버려 나에게는 못 볼 풍경이 그곳에 남아 있었다.

"그래서. 그게 더 좋았어?"

대답 대신 입술이 열렸다. 붉은 글씨처럼, 덧없이.


다른 남자가 남긴 흔적들

"아, 그 사람은 요즘 뭐 하고 있을까?"라고 말하는 순간, 그녀의 몸은 알았다. 어떤 금기를 밟았다는 걸.

이건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선전포고야.

그러나 나는 멈출 수 없었다. 듣고 싶었다. 들어야 했다. 마치 전쟁터로 달려가는 병사처럼, 침대 한복판에서 나는 얼어버린 채 고개를 숙였다.

"한 번은 2시간 동안 안 끝내줬어. 그때 내가 진짜 미쳤나 봐."


유리창 너머의 유령

민재는 이야기를 끝내지 못했다. 28세, 마케팅팀 과장. 서른의 문턱에서 만난 여자친구 혜진은 늘 그의 자취방 침대에서 과거를 풀어놓았다.

"전 남자친구는 퇴근길에 항상 장미를 샀대."
"..."
"너는 그런 거 안 해줘?"

가장 민감한 순간, 그녀는 가장 민감한 말을 꺼냈다. 민재의 몸 위에서, 그녀는 눈을 감은 채 계속했다.

"그 사람 키스할 때 혀가... 아, 미안. 말했지, 그만 할게."

하지만 그만둘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얘기할수록, 혜진의 몸 아래로 흐르는 열기가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민재는 처음으로 느꼈다. 자기 자신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흥분되는 여자를 목격하는 충격을.


흰 이불 위의 검은 그림자

소현은 32세, 이혼녀. 남편이었던 남자와의 침대는 늘 적막했다. 그러나 새로 만난 남자, 재혁과의 첫날밤.

"전 남편은... 아무것도 몰랐어. 어디를 어떻게 만져야 하는지."

재혁의 손길이 멈췄다. 그러나 소현은 계속했다.

"그래서 나는 혼자 배웠지. 혼자 가르쳤어."

그 말 한마디에, 재혁의 손끝이 불타올랐다. 내가 아닌 남자가 그녀를 배운 장본인이라는 사실. 그 사실이 둘을 더 뜨겁게 만들었다.


왜 우리는 남의 흔적에 눈을 뜨는가

과거의 흔적은 금기의 지도다. 남들이 감추려는 것, 곧 우리가 탐내는 것. 지수는 알고 있었다. 내가 들으면 들을수록, 그녀는 더 높아진다는 걸.

그리고 나는 알고 있었다. 들어야 한다는 걸.

"그 사람은... 나를 볼 때마다 눈을 감았어. 너는 그래. 넌 날 똑바로 봐."

그 말은 창을 열어놓은 것처럼, 침대 위에 서리가 내렸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당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과거를 헤집고 있다.

침대 한복판에서, 당신은 누군가에게 물을 것이다. "그때, 어땠어?"

그리고 그 대답이 당신을 태울지, 얼릴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왜 물을까?

어쩌면 우리는 모두, 과거의 남자들과 경쟁하느라 지금의 여자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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