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시어머니의 다이아몬드 귀고리를 손가락으로 비비고 있었다. 희고 뜨거운 이마에 살짝 대자, 거기서 느껴지는 것은 분노였다. 아니, 어쩌면 느껴지는 것은 냄새였다.
— 고향 오일 장인 5년 묵은 들깨 기름 향기도 들끓는 그녀의 원한보다 끈질겼다.
그녀가 처음 느낀 것은 시어머니의 체취가 아니라 승리의 맛이었다
'이제 저 여자도 내가 있는 곳엔 오지 못한다.'
정혜는 34세, 결혼 7년 차. 그날 시어머니 영자의 침실 문을 닫고 나와 느낀 것은 소름이 아니라 시원함이었다. 둘만의 비밀이었고, 둘만의 합의였다.
앞으로 영자씨는 안방에만 있을 거야.
이후 매일 저녁, 정혜는 남편 민수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아들아, 엄마 말 들어. 엄마는 너무 힘들어.
아들아, 오늘도 엄마랑 자자.
첫날 민수는 그저 웃었다. 셋째 날엔 고개를 갸웃했고 일곱째 날엔 고개를 끄덕였다. 영자는 그날부터 아들 방을 두드리지 않았다.
실제 같은 이야기, 두 개
사례 1 - 수진, 31세, 서울 양천구
“나는 시어머니가 ‘여자는 끝까지 시집살이’라며 입버릇처럼 말하던 게 싫었어. 그래서 딱 한 번, 남편이 출장 간 날... 시어머니 방에 들어갔죠.”
수진은 시어머니의 침대 머리맡에 앉아, 남편의 어린 시절 사진들을 들여다봤다. 혼자 흐느끼는 척.
엄마, 오빠 어릴 때부터 저만 사랑했대요.
그날 이후 시어머니는 손에 든 죽 냄새마저 내려놓았다. 수진은 6개월 뒤 남편에게서 청첩장 같은 것을 받았다 — "이혼 소장".
사례 2 - 미선, 38세, 부산 수영구
“전 남편이 죽은 뒤, 시어머니가 아들을 빼앗으려 했어. 제가 결국 그녀 방에 들어가 말했죠. ‘엄마, 우리 이젠 서로를 지켜줘요.’”
미선은 시어머니와 함께 잠들었다. 아침 해님이 눈 뜨자, 시어머니는 미선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랑 나, 둘 중 하나만 살아야 해.
결국 아들은 미선을 골랐다. 시어머니는 그날 밤 자택에서 혼자 숨을 거두었다.
왜 우리는 이 어둠에 끌리는가
유아 시절, 우리는 어머니의 침대보다 더 뜨거운 곳을 몰랐다. 그것은 보호이자 전리품이었다. 성인이 되자, 우리는 그 전리품을 되찾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미 그 자리는 다른 여자가 차지했다. 시어머니.
심리학자 나탈리 웨버가 말했다.
"여성은 시어머니를 통해 자신이 ‘제거되어야 할 장애물’로 변모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경험한다."
그 두려움은 역설적 욕망으로 변한다. "내가 먼저 제거하면 되지."
마지막 질문
당신은 한 여자의 침대에 누워 그녀의 아들을 빼앗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아들이 언젠가 당신의 딸에게 똑같은 짓을 하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이미 그런 눈빛을 봤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