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아이가 잠든 뒤, 손등에 남은 담배 냄새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는 나

아이가 잠든 방문 앞, 손등에 남은 흔적 하나가 되살리는 뜨거운 기억. 금기 위에 올라선 두 사람의 숨소리를 담다.

금기욕망모성출산 후침묵

아이가 잠든 뒤, 손등에 남은 담배 냄새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는 나. 첫 발을 떼는 순간, 아래층 냉장고가 꿀꿀거리는 소리마저 집 전체를 감싼다. 나는 그 소리가 아이를 깨우지 않기를, 그리고 동시에 깨우기를 바란다. 손에 든 수건은 아직 젖어 있고, 아이의 침이 묻은 자국이 반짝인다.

계단 밑에서 그가 미소 짓는다. 반쯤 꺼진 조명 아래, 그의 입술 사이로 아직 피어 있는 담배가 주르륵 번쩍인다. "다 잤니?" 그가 묻는 순간, 나는 수건으로 닦았던 손등을 괜히 다시 문지른다. 거기 남은 타르 향이 피부를 파고든다.

1. 계단 오르막, 7초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일곱 초. 그 사이 아이가 깨지 않았는지, 방에서 새어 나올 숨소리 하나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나 들려오는 건, 오직 우리 둘만 아는 규칙 같은 것. 다섯 번째 계단은 삐걱거린다. 그 소리가 우리의 암호. 나는 발을 살짝 틀어 소리를 줄이고, 그는 그 틈에 한 걸음 더 올라와 내 뒤에 선다. 우리의 숨이 뒤엉킨다. 담배 연기와 젖은 수건 냄새가 뒤범벅된다.

2. 문손잡이, 동시에 잡는 순간

아이 방문 앞. 문손잡이를 내가 먼저 잡는다. 그러나 손끝이 닿기 직전, 그의 손등이 스친다. 아주 미세한 온도 차가 피부를 관통한다. 차가워. 나는 생각한다. 내일이면 이 손길을 다시는 느낄 수 없을지도 몰라. 문손잡이를 아래로 내리는 순간, 우리는 서로의 눈동자에 비친 불안을 확인한다.

— 아기가 깨면? — 그럼 끝이야.

그 끝이 두렵지만, 동시에 간절하다. 끝나지 않을 욕망은 결국 욕망이 아니니까. 문을 살짝 열어 아이의 이마를 확인한다. 땀이 조금 난 듯 머리카락이 살짝 젖어 있다. "괜찮아, 숨 죽여." 그가 속삭인다. 그의 숨결이 내 귀등을 간질인다.

3. 다띅방, 불 꺼진 유리창

우리는 다띅방으로 향한다. 낡은 유리창 너머로 달빛이 들어온다. 유리 하나가 금이 가 있다. 지난주 내가 아이를 재우다가 화를 내다가 흔들린 창문 때문이다. 그때도 그가 여기 있었다. "유리 조심해." 그가 말했다. "손 다칠까봐."

나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그가 준 담배 한 대를 받아 문다. 처음 피우는 건 아니지만, 오늘은 맛이 다르다. 타바코와 젖은 수건, 그리고 아이 방에서 흘러나온 젖 냄새가 뒤섞인다. "오늘도 냄새가 난다." 그가 말한다. "무슨 냄새?""그날의 냄새."

4. 손등의 흉터, 유리창의 흉터

나는 왼손 손등 위로 흐르는 흉터를 만진다. 한때 유리조각이 스쳤던 자리다. 그날도 다띅방 유리창이 깨졌을 때, 나는 눈을 감았다. 그는 나의 손등을 부여잡았다. "괜찮아." 그는 말했지만, 그 손길은 떨리고 있었다. 우리는 그날 이후로 서로를 부르지 않았다. 이름 대신, 손등의 흉터를 본다. 흉터는 우리의 지문이 되었다.

5. 아래층, 아이의 숨소리

아래층에서 아이가 꿈에서 미소 짓는다. 우리는 문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아주 작은 웃음소리를 듣는다. "엄마, 아빠." 그러나 아이는 단 한 번도 그렇게 부르지 않았다. 아이는 여전히 우리를 그림자라 부른다. 우리는 그림자 서로의 그림자가 되어, 서로의 손등을 만진다.

6. 문을 닫는 순간, 다시 열리는 문

이제 나는 아이의 방문 손잡이를 돌린다. 서서히, 소리 없이. 안에선 아기가 꿈에서 미소 짓는다. 나는 문 안쪽에 기대어 서서, 손등에 남은 담배 냄새를 한 모금 들이마신다. 그 냄새는 아직 뜨겁다. "내일이면 식겠지." 그가 말한다. "그럼 다시 피워야겠지."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대신 문살이 스친 손등에, 뜨거운 기억 하나를 살짝 올려둔다. 아이가 잠든 방문 앞, 우리는 다시 한 번 욕망의 지도를 접는다. 그리고 다음 수요일, 담배 끝처럼 희미한 냄새를 따라 다시 올라간다.

문이 닫히는 소리 하나로, 하루는 끝난다. 우리는 아직 끝내지 못한 이야기를 품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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