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그의 시선이 머물렀던 곳
"이자카야 오후 네 시." 시원이 내 목뒤를 보던 시선이 느껴졌다. 스물여덟, 아직 젖살도 안 뺀 얼굴이었다. 여섯십오, 나는 그의 눈앞에 서 있었다.
- 너무 오래 봤어요.
- 뭘요.
- 선생님 목덜미. 잡히려고 기다리는 것 같아서요.
그날 내가 입고 있던 실크 블라우스는 목 뒤에 작은 리본이 달려 있었다. 시원이 그 끈을 어떻게 풀어갈지, 나도 모르게 상상했다. 아니, 그는 이미 풀어버렸다.
포식자의 시선이 느껴지는 순간
그는 나를 먹어치울 거야.
그 느낌은 강렬했다. 내가 늙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늙음이 누군가의 욕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다. 시원의 눈동자는 투명했다. 투명해서 오히려 무서웠다. 거기엔 연민도, 동정도 없었다.
나는 그의 어머니보다도 스물두 살이 더 많았다. 그러나 그는 나를 '경험 많은 여자'로 보지 않았다. 그는 나를 '노화한 육체'로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육체를 어떻게 벗겨먹을지를 계산하고 있었다.
그녀들의 이야기: 두 개의 목격
미영, 62세, 약국 앞
"그 애가 막내 아들 친구였어. 스물일곱. 제가 혼자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뒤에서 봤대요. '아줌마, 혼자 식사하시면 안 되죠.' 그러더니 와인을 한 본 들고 오는 거예요. 처음엔 착한 애인 줄 알았죠."
미영은 약국 앞에서 내려다본 자신의 손등을 본다. 주근깨, 주름, 투명해진 피부.
"근데 그 애가 제 손등에 입을 맞추더니 이런 말을 했어요. '여기에 시간이 쌓여있네요.' 그 순간 알았죠. 이 애는 나를 관람하고 있었구나."
수진, 58세, 헬스장 샤워실
"변소에서 나오는데 제가 실수로 속옷을 안 챙겼어요. 그런데 그 애가 제 팬티를 들고 있었어요. '선생님, 이거 떨어뜨리셨어요.' 얼굴이 화끈했죠. 그런데 그 애 시선이... 제 가슴에서 배로, 그리고 다시 위로 올라오는 거예요."
수진은 샤워실 거울을 보며 말한다.
"그때 알았어. 내 몸이 그 애에게는 뭐였는지. 그것도 늙은 여자의 몸이었어요. 그리고 그 애는 그걸 먹고 싶어했던 거죠."
우리는 왜 이 욕망에 굴복하는가
37살 차이. 그건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건 경계다. 한쪽은 다 피고, 한쪽은 지고 있다. 그 차이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보려는가?
나는 아직 먹힐 만한 여자야.
노화하는 여자의 몸은 사회적으로 '안 봐도 되는' 곳이다. 그래서 그 눈빛이 더 황홀하다. 아직 누군가의 욕망이 되고 있다는 사실. 아직 누군가가 나를 벗겨먹고 싶어한다는 사실.
그 욕망은 선량하지 않다. 그건 동정도 아니고, 존경도 아니다. 순수한 포식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포식자의 눈에서 자신을 비춰본다.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느낌.
마지막 질문
65세의 나는 28세 시원과 다시 마주했다. 그는 나의 목덜미를 또 한 번 응시했다. 나는 그 눈빛 속에서 내가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보았다.
당신은 그 시선 속에서 당신을 얼마나 오래 지켜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