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심리연구소 사랑과 연애의 심리학

새벽 3시 47분, 그녀의 눈을 피해 몰래 반복되는 더러운 기억

당신도 끝내 말하지 못한 그 순간이 있지 않나. 불면의 밤마다 되뇌는 가장 치명적인 환각.

욕망금기집착기억새벽

'지금도 그녀 옆에서 떠올리는 거야?'

'준호는 잤나 봐. 숨소리 규칙적이네.'
수진이 이불 속에서 몸을 돌리자, 나는 핸드폰 화면을 살며시 끄고 눈을 감았다.
약 3분 전 떠올린 장면이 코끝에서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지하 주차장, 차 뒷좌석, 누군가의 손이 내 허벅지 안쪽을 쓸어 내릴 때의 뜨거운 숨.
그건 수진이 아니었다.

그날의 냄새는 왜 아직도 나는지

새벽 공기는 서리처럼 차가운데, 내 몸은 화끈하게 달궈져 있어.
그 기억만 떠오르면 심장이 너무 크게 뛰어서 옆에 자는 사람이 깰까 봐 숨을 죽인다.
문제는 그 장면이 내가 만들어낸 가공의 환각이라는 점이다.
현실에선 일어나지 않았지만, 머릿속에선 끝내 이미 일어난 일처럼 선명하다.
그래서 더 걸레처럼 느껴진다.

이름 하나, 도경

도경은 수진의 절친이었다.
우리 부부와 한 달에 두세 번, 와인 한 병씩 기울이며 수다를 떨던 사이.
그녀는 말했다.
"당신은 눈빛이 너무 직접적이야.
그래서 상대가 뭐라도 벗게 될 것 같은 착각이 들어."
나는 그 말을 농담으로 받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 머릿속에선 도경이 화장실 가는 길, 부엌으로 가는 길, 현관에서 신발 끈을 고치는 모든 순간을 몰래 촬영한 듯 저장했다.

그녀가 들어왔던 날

11월 어느 금요일, 수진이 밤샘 근무를 한다며 펜션 열쇠를 건넸다.
집엔 나 혼자. 도경이 와인 두 병을 들고 문을 두드렸다.
냉장고 앞에 섰을 때
"여기… 냉장고 불빛이 너무 뜨거워 보여요."
"뜨거워? 냉장고 불빛이?"
"네, 얼굴이 다 붉어졌잖아요."
우리는 웃었지만, 0.5초 동안 숨을 멈췄다.

그 찰나가 머릿속에서 6개월째 확대 재생된다.

왜 그 순간에 이끌리는가

‘금기’는 단순히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아니라, 해도 되지만 절대 들키면 안 되는 일이다.
인간 뇌는 들키지 않는다는 확신이 생기는 순간, 보상 회로를 최대치로 핀다.
또다른 연구는 이렇다.
숨겨진 욕망이 발현될 때마다 도파민은 죄의식만큼이나 폭발적으로 분비된다.
그래서 우리는 더 더러워질수록, 더 뜨겁게 떨린다.


3시 47분, 다시

수진의 숨소리가 깊어졌다.
나는 서서히 손가락을 아래로 내려, 머릿속에서 도경의 손등을 다시 만진다.
그래도 너는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자위하지.
하지만 머릿속에선 이미 수십 번 끝났지.
새벽 공기가 차가울수록, 벌레처럼 기어오르는 환각은 더 뜨겁다.

그대도, 오늘 밤 그날을 되풀이하나요?

당신도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본 적이 있나요.
눈을 감은 채, 입을 살짝 벌린 채, 절대 흔들림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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