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입맞춤은 늘 새벽 2시 12분, 차 안 조명이 꺼진 순간
"여기서 끝내기엔 아까운 것 같아."
시가 막 끊긴 교대 근무 뒤, 그의 검은 세단 안은 담배 한 모금 남은 듯한 침묵에 잠겼다. 중앙 콘솔 사이로 흘러드는 가로등 빛이 불규칙하게 번쩍일 때마다 뒷좌석 가죽 냄새가 더 깊게 배어들었다. 지민은 조용히 문을 잠갔다. 철컥. 그 소리 하나만으로도 내 목뒤가 쫙 당겼다.
그가 천천히 손등을 톡톡 건드렸다. 손끝이 떨리는 건 내가 아니었다. 그는 떨지 않았다. 다만 습관처럼 내 손가락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손가락 한 마디씩이 서로 엇갈릴 때마다 차가운 가죽 벨트 버클이 살짝 스쳤다.
"힘들지? 너무 참 잘했어."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병동에서 피 묻은 거즈를 치우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이 남자는 내가 버틴 하루를 칭찬하며 검지를 입 안으로 삼켰다. 혀끝이 손끝을 감쌌을 때, 뜨거운 숨이 손등을 타고 팔뚝 안쪽까지 흘렀다. 그는 씹듯이 살을 짧게 두 번 쓸어 올렸다.
이건 너무 쉽지 않나.
이건 이미 누군가에게서 배운 각본이야.
그의 머릿속엔 여자들의 몸이 지도처럼 펼쳐져 있었다
40대의 남자들은 스무 살과는 다른 전적을 지닌다. 이혼 1회, 장기 연애 2번, 아이 둘. 그리고 여자들에게서 배운 스킬이라는 것이 있다. 지민은 이혼 3년 차. 아이는 전처가 키운다. 그는 말했다.
"나는 방어 기제를 잘 못해요. 그래서 그냥 다 받아들여요. 여자가 원하는 걸 다."
그 말은 속삭였다. 그녀들이 원한 걸 다 해줬다는 뜻으로도 들렸다. 20년 동안 단 한 번도 고백을 거절당해본 적 없는 남자. 그는 여자들의 몸부림과 눈물을 디테일하게 기억했다. 어떤 여자는 목덜미를, 어떤 여자는 발가락을. 또 어떤 여자는 말 없이 눈물만 흘렸다고.
그는 그 모든 반응을 시험하듯이 나에게 되짚었다.
"너는 여기, 여기가 민감하구나."
손등이 아니라 팔꿈치 안쪽을 살짝 쓸던 그의 손끝은 지나치게 정확했다. 이건 그냥 나만의 특별한 게 아니었구나.
실화 같은 두 사람의 기록
사례 1: 지아, 32세, 광고회사 AE
"그는 첫 만남부터 제가 좋아하는 잠옷 색깔을 알았어요."
지아는 작년부터 지민과 만나고 있다. 첫날밤, 그는 일부러 늦게 왔다. 그리고 그녀의 집 현관 앞에서 말했다.
"검은색 실크 파자마면 좋겠다. 니가 입고 있을 것 같아서."
지아는 그때까지 검은 실크 파자마를 입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날 밤, 그는 옷장을 열고 테이프도 안 뜯은 새 검은 실크 파자마를 꺼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샀어. 네가 입으면 예쁠 것 같아서."
그런데 그 파자마는 Large 사이즈였다. 지아는 Small이었다. 그건 전처의 사이즈였다. 지민은 실수가 아니었다. 다만 습관이었다. 그는 그렇게 여자들의 집에 새 옷을 놓고 다녔다. 그 옷들은 누군가의 체취가 아직 남아 있는 첫 장막이었다.
커다란 실크 소매에서 은은히 배는 낯선 향기, 아마도 그녀의 전처가 쓰던 바디로션 냄새가 섞여 있었을 테니.
사례 2: 수진, 29세, 간호사
"그는 제가 울고 싶은 줄도 알았어요."
수진은 지민의 전 여자친구였다. 그는 그녀의 생리 주기를 정확히 알았다. 그리고 그녀가 피곤해서 눈물 날 때를 아주 정확히 알았다. 삼일 전, 수진은 병원에서 16시간 근무 후 지민을 만났다. 그는 말했다.
"오늘 울고 싶은 날이지?"
수진은 그 말에 바로 눈물이 났다. 그는 그녀를 꼭 안았다. 안고 있던 도중, 그는 귓속말로 말했다.
"울면서도 예쁘네. 전에도 누가 그랬잖아."
수진은 나중에 알았다. 그녀를 안던 팔이, 한 달 전까지 전 여자친구를 안던 것이었다. 수진은 그날 밤 지민의 차 안에서 발견했다. 뒷좌석에 떨어져 있던 핑크색 머리끈. 그건 수진의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왜 이 능숙함에 홀린다는 말인가
"그는 나를 아는 척했어요. 하지만 그건 나를 아는 게 아니라, 여자라는 존재를 아는 거였죠."
성숙한 남자의 유혹은 기술이다. 그들은 젊은 남자들이 모르는 섬세한 순서를 안다. 손을 잡는 방식, 키스하는 각도, 그리고 눈을 마주치는 시간. 이 모든 것이 연습된 움직임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연습된 움직임을 특별한 대우로 착각한다. 나만의 것이라고. 그는 우리를 움직이는 미술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우리는 그가 만든 조각품이다. 그는 우리의 반응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알고 있던 반응에 맞춰 움직였다.
이건 마치 오래된 피아노 연주자가 새 악보를 만났을 때처럼. 그는 악보를 읽지 않는다. 그는 연주한다. 우리는 그의 새로운 악보였지만, 그는 이미 그 음악을 연주해봤다.
마지막으로, 당신은 그의 연습장이었나, 아니면 진짜 연인이었나
나는 아직도 그의 차 안에서 손가락을 빨던 날을 떠올린다. 그때 나는 느꼈다.
이건 너무 익숙한 움직임이라고. 그는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를 사랑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사랑의 순서표 위에 앉아 있었다.
그래서 당신도 지금, 누군가의 숙련된 손길에 홀린 건 아닐까?
당신이 그의 두 번째 심장이라고 느끼는 순간, 그건 이미 그의 n번째 시나리오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시나리오의 마지막 장면에는, 당신의 뒷모습이 새겨져 있을 테니.